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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포커스] "스트레스가 계속 쌓일 수밖에" 피치 클록의 불확실성과 부상 우려 목소리

"지키라는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다."프로야구 피치 클록(Pitch Clock)을 두고 한 구단 관계자가 한 말이다.지난 9일 시작한 KBO리그 시범경기에선 여러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1군에 도입하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도 생소한데 피치 클록까지 적응해야 하니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투구와 타격 시간 등을 제한하는 피치 클록은 전반기 시험 운영 뒤 후반기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시험 운영 기간인 전반기, 피치 클록을 위반하더라도 제재하지 않는다. 구두 경고만 할 예정이어서 이를 지켜야 할지 구단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만약 피치 클록의 도입이 불발되면 시험 운영 중 엄격하게 지킨 구단만 억울할 수 있다. A 구단 단장은 "관련 논의를 하겠다는 건 맞는데, 후반기에 정식 도입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귀띔했다. B 구단 관계자는 "제도를 바로 적용하는 게 아니니까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한다. 현장의 불만이 심각하다. 조치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니 투수의 부상 우려 목소리도 커졌다. 투수 출신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5개 한 뒤 30초 휴식 후 5개를 추가로 하는 것과 5개 이후 6개, 7개, 8개를 연속해 하는 건 데미지가 다르지 않나. (피치 클록 상황에서 공을 던지면) 스트레스가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위원은 "투수는 위기 상황에 몰리면 마운드를 한 바퀴 돌면서 호흡해 시간을 벌기도 한다. 그런 틈 없이 공을 계속 던지면 위험하다"며 "시범 운영 기간에는 한 이닝 투구 수 20개까지 피치 클록을 적용하더라도 그 이후에는 자유롭게 투구하는 등 운용의 묘를 발휘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도 "피치 클록을 의식하며 (빠른 템포로) 던지면 부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피치 클록과 부상의 연관성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논란거리다. 야구 통계 관련 웹사이트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에 따르면 지난해 MLB는 타자(355회)보다 투수(502회)의 부상자명단(IL) 등재 횟수가 월등히 많았다. IL에 등록된 날짜도 투수(3만2107일)가 타자(1만3142일)의 2배 이상이었다. 그 원인으로 피치 클록을 꼽을 수 있지만 뚜렷하게 밝혀진 인과 관계는 아직 없다. 미국 스포츠 의학 연구소 연구 책임자인 글렌 플라이시는 "(피치 클록이 부상 원인이라는 걸) 증명할 수 없다"며 "우리는 작년과 올해, 단 한 가지가 달라진 세상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상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피치 클록, 하나에만 그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피치 클록은 잠재된 시한폭탄일 수 있다. 프로야구 수석 트레이너 출신인 허재혁 코치는 "야구에서 투수는 파워 지구력이 필요한 포지션이다. 100%의 힘으로 공을 던지고 짧은 시간에 회복해야 하는데 (피치 클록 때문에) 그렇지 못하는 선수도 있을 수 있다"며 "회복할 텀(간격)이 짧아지면 근력이 준비되지 않은 선수는 부담이 있을 거다. MLB와 비교하면 체력이 좋은 선수가 적은 것도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C 구단 관계자는 "MLB에선 부상 관련이 없더라도 KBO리그에선 다를 수 있다. 선수들의 체력이나 체격이 다르지 않냐"라고 되물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12 07:01
프로야구

이탈 후 승률 0.167…우려가 현실이 된 '정후 히어로즈'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정후(25)가 빠진 키움 히어로즈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키움은 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패하며 8연패 늪에 빠졌다. 후반기 승률이 0.214(3승 1무 11패)까지 악화한 키움은 5강 경쟁에서 한 발 더 멀어졌다. 순위는 전반기와 같은 9위지만 포스트시즌(PS) 진출 마지노선 5위와의 승차가 3.5경기에서 9.5경기까지 벌어졌다. 최하위 삼성 라이온즈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3리 앞선 상태라 8일 경기 결과에 따라 꼴찌로 내려앉을 수 있다.키움의 부진은 이정후의 이탈과 궤를 함께한다. 이정후는 지난달 23일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왼 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이 손상돼 이탈 나흘 뒤에는 수술까지 받았다. 복귀까지 최소 3개월 공백이 불가피해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공교롭게도 이정후가 빠진 뒤 치른 13경기에서 키움의 승률은 0.167(2승 1무 10패)에 그친다. 이 기간 팀 타율이 0.241로 8위, 출루율(0.308)과 장타율(0.328)은 각각 9위와 10위다. 원래부터 타선이 약했는데 이정후마저 없으니 더욱 크게 삐걱거린다. 이정후는 자타공인 '타격 달인'이다. 통산 타율이 0.340으로 최소 3000타석 소화 기준 역대 타격 1위.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142경기에 출전,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왕 2연패'를 달성하며 KBO리그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5년 연속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리그 최고 타자였다.올 시즌에도 부상 전까지 85경기 타율이 0.319, 5월 이후 타율은 0.355로 더 높았다. 빼어난 활약 이면엔 작지 않은 고민이 있었다. 팀에서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정후 히어로즈'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생겼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팀 전체 안타의 15.44%를 이정후가 홀로 책임졌다.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팀이 일희일비했다. 별다른 대비 없이 '이정후 없는 키움'으로 잔여 시즌을 치르니 감추고 싶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정후가 빠지면서 김혜성을 향한 견제도 늘었다. 김혜성은 이정후가 이탈한 뒤 소화한 13경기 타율이 0.255(51타수 13안타)로 평범하다.활로를 찾기 어렵다. KBO리그 트레이드 시장은 문을 닫았다. 키움은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외국인 선수 2명(에릭 요키시·에디슨 러셀→이안 맥키니·로니 도슨)을 모두 교체, 외국인 선수 교체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 별다른 보강이 어려워 결국 내부 자원으로 위기를 탈출해야 한다. '영웅 군단'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07 11:31
메이저리그

초비상 걸린 텍사스···'팔꿈치 부상' 디그롬, 60일짜리 IL 이동

텍사스 레인저스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35)의 공백이 장기화할 조짐이다.텍사스 구단은 6일(한국시간) 디그롬을 60일짜리 부상자명단(IL)으로 이동시켰다. 디그롬은 지난 4월 30일 오른 팔꿈치 염증 문제로 15일짜리 IL에 올랐고 이후 복귀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텍사스는 일단 IL에 있던 오른손 투수 스펜서 하워드를 복귀시켜 디그롬의 빈자리를 채웠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디그롬은 지난달 27일 볼티모어 불펜 세션에서 31개의 공을 던졌다. IL 등록 이후 이날 처음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그립을 잡았다. 당시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괜찮다"며 디그롬의 상태를 전해 복귀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60일짜리 IL 등재로 공백이 더 길어지게 됐다. 야후스포츠는 '이번 조치로 디그롬이 가장 빠르게 텍사스 라인업에 복귀할 수 있는 날짜는 6월 29일'이라고 밝혔다. 디그롬은 조만간 두 번째 MRI(자기공명영상) 검진을 받고 팔꿈치 상태를 정밀 체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으면 장기 이탈이 불가피할 전망. 워낙 민감한 부위의 통증인 만큼 전반기 복귀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디그롬은 지난해 12월 5년, 총액 1억8500만 달러(2418억원)에 텍사스와 계약했다. 당시 크리스 영 텍사스 단장은 "오프시즌 주요 목표 중 하나가 선발 투수를 강화였는데 최고의 선수 중 하나를 추가했다"며 흡족해했다. 그런데 2000억원 넘는 거액을 투자했지만, 선발 6경기 만에 탈이 났다. 디그롬의 시즌 성적은 2승 평균자책점 2.67이다.'건강한' 디그롬은 확실한 선발 카드다. 그는 뉴욕 메츠에서 뛴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메츠에서 활약한 9년 통산 성적이 82승 57패 평균자책점 2.52이다. MLB닷컴은 '디그롬은 오른 팔꿈치 염증으로 2021시즌 후반기를 망쳤다. 최근 몇 년 동안 다른 부상 문제도 있었다'고 꼬집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06 09:02
프로야구

[IS 포커스] 야구에서 '아시아 쿼터'는 어떤가요?

프로야구에서 '아시아 쿼터'가 대안이 될 수 없을까.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에선 외국인 선수 제도로 논쟁이 벌어졌다. 외국인 선수가 부상 중인 몇몇 구단에서 이른바 '임시 외국인 선수'를 언급한 게 발단이었다. 현행 KBO 규약상 부상 중인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려면 웨이버로 공시한 뒤 퇴출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문제는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다. A 구단 단장은 "웨이버를 해도 월급은 다 나가기 때문에 시즌 아웃 정도의 부상이 아니라면 부상자명단 같은 곳에 선수를 넣어놨다가 나중에 쓰면 안 되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임시 외국인 선수'는 부상 선수가 복귀할 때까지 활용하는 한시적 카드다.하지만 큰 진전이 없었다. 실행위원회 공식 안건이 아니었던 만큼 몇몇 구단에서 반발했다. 특정 구단의 '특혜'로 비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감대도 적었다. KBO리그는 올해 도입하려고 했던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고 있다. KBO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 실행위원회에서 폐지로 가닥이 잡힌 뒤 10개 구단 모두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하지 말자고 한 마당에 '임시 외국인 선수'를 하자는 건 뜬금없다"고 지적했다.설령 제도가 실행돼도 '파트타임'으로 뛸 외국인 선수를 찾기도 쉽지 않다. KBO리그에서 1~2개월 뛰겠다고 태평양을 건너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B 구단 스카우트는 "다음 시즌 계약을 보장해주거나 잔여 시즌 연봉을 보전해주지 않는다면 영입이 어려울 거 같다"고 말했다. "(수준이 높지 않은) 미국 독립리그(Independent League)를 물색해야 할 거 같다"고 말한 구단 관계자도 있었다.한편에선 프로야구도 '아시아 쿼터'를 여는 게 어떠냐는 얘기도 나온다. 일본 독립리그나 대만 프로야구 선수를 '아시아 쿼터'로 영입한 뒤 1군에 결원이 생겼을 때 기용하는 방법이다. 그게 아니라면 '임시 외국인 선수'를 '아시아 쿼터'로 활용하는 것도 논의할만 하다. 박희진 브리온컴퍼니 팀장은 "적응 기간과 비자 발급 기간을 고려하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리온컴퍼니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를 물색하기도 했다.지난 시즌 일본 선수에 대해서 '아시아 쿼터'를 적용한 프로농구는 올 시즌 필리핀 선수까지 이를 확대했다. 2022~2023시즌 신인왕을 차지한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울산 현대모비스)뿐만 아니라 렌즈 아반도(안양 KGC) 이선 알바노(원주 DB) 등이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 프로배구(KOVO)도 2023~2024시즌부터 '아시아 쿼터'를 도입한다. 그만큼 다양성과 볼거리를 늘리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아시아 쿼터'의 가장 큰 난관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될 수 있다. 선수협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제안이 오면 이사회를 통해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12 06:00
야구

[IS 포커스] 싸울 준비가 되지 않은 삼성, '부상' 라이온즈

42회. 삼성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부상자명단(IL) 제도를 가장 많이 이용한 구단이다. 정규시즌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40회 넘게 선수들이 IL을 오르락내리락했다. 리그 평균(29.9회)보다 10회 이상 더 많았다. IL 최소 이용 구단인 롯데(18회)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제도 도입 첫 시즌부터 불명예스러운 1위였다. 시즌 내내 부상자가 속출했다. 투타를 가리지 않고 아픈 선수들이 쏟아졌다. 선발 벤 라이블리·불펜 노성호·포수 강민호·내야수 이학주·외야수 구자욱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축 선수들이 한 차례 이상 IL을 경험했다. 베테랑 불펜 장필준과 외야수 김헌곤은 한 시즌 IL 등재 최대인 30일을 모두 소진했다. 심지어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는 허리 부상을 이유로 7월 퇴출당했다. 8월 초 허삼영 감독은 "주전이 3명 남았다"고 에둘러 팀 상황을 표현하기도 했다. 주전이 빠진 자리를 백업으로 채우다 보니 매 경기 선발 라인업이 바뀌었다. 삼성은 지난해 정규시즌 137개의 라인업(리그 평균 119개)을 사용해 최하위 한화(14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매 경기 경기력이 널을 뛰었다. 결국 부상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경쟁 동력을 잃었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 삼성은 올 시즌 개막도 하기 전에 똑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자마자 부상자가 나왔다. 2월 초 포수 김도환(21)이 재활군으로 향했다. 청소년대표 출신인 김도환은 주전 강민호의 백업 1순위 후보였다. 그런데 오른 어깨 부상을 이유로 장기 공백을 갖게 됐다. 2월 11일에는 더 큰 악재가 발생했다. 거포 김동엽(31)이 활배근 부상을 이유로 이탈했다. 김동엽은 지난해 타율 0.312, 20홈런, 74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1위, 타점 공동 2위에 오른 중심 타자. 그러나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모두 뛰지 못하면서 개막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부상 바이러스는 계속 퍼졌다. 김동엽 부상 닷새 만에 선발 투수 최채흥(26)이 쓰러졌다. 연습경기 등판 후 복부 통증을 느꼈고 검진 결과 복사근이 3.5㎝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8주 이탈. 지난해 13승을 따낸 최채흥은 리그 국내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였다. 올 시즌 개막전 3선발이 유력했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삼성은 시범경기 마지막 날 프로 2년 차 이승민을 최채흥 대체 선발로 발탁했다. 선발 무게감이 확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겨울 FA(자유계약선수) 최대 50억원을 주고 영입한 1루수 오재일(35)도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오재일은 지난 27일 옆구리 복사근 근육이 찢어져 재활 치료 5주 진단을 받았다. 복사근은 몸통 옆구리 근육으로 민감한 부위이다. 재발 우려도 크다. 김동엽과 오재일이 함께 빠지면서 클린업 트리오에 큰 구멍이 생겼다. 두 선수를 중심 타선에 배치해 화력을 극대화하겠다는 허삼영 감독의 구상은 정규시즌 첫 경기도 치르기 전에 무산됐다. 30일에는 오재일의 백업 1루수가 유력했던 이성규(28)까지 다쳤다. 수비 훈련 중 공을 잘못 밟아 왼발목 인대가 파열, 사실상 전반기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보통 발목 인대 파열은 4개월 정도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정확한 복귀 시점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전 오재일과 백업 이성규가 함께 재활군으로 향하면서 1루수 자리가 무주공산이 됐다. 삼성은 왼손 불펜 노성호(32)까지 팔꿈치 부상에서 재활 치료 중이다. 허삼영 감독은 "전반기 출전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노성호가 빠지면서 왼손 계투 라인은 임현준 하나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부상엔 여러 종류가 있다. 경기 중 공에 맞거나 타구를 처리하다 다치는 건 불가항력적이다. 하지만 복사근 같은 근육 부상은 '관리'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삼성은 지난 시즌부터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중이다. 허삼영 감독은 지난달 30일 "한 번에 부상이 닥치니까 팀 분위기가 다운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부상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이제는 전쟁터에 나가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전쟁터에 가야지만 싸워야 하는 장수가 부족하다. 정규시즌 개막도 하기 전에 삼성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01 05:30
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이대호 회장은 이대로 사임해서는 안 된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 이대호(38·롯데)는 2일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허리를 네 번 숙이고 사과했다. 잠시 울먹거리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선수협은) 힘없는 조직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이야기를 다 받아줘야 하는 조직"이라며 아쉬워했다. 이대호 말대로 선수협은 KBO·구단을 상대할 협상력을 잃었다. 선수협 홈페이지에는 '고(故) 최동원 선수의 정신을 이어받아 선수들을 대변하고 권익을 보호하며 복지증진을 목표로 설립했다'고 쓰여 있다. 이 정신을 기억하고, 실천하는 이들이 없다. 선수협은 2000년 1월 창립했다. 앞서 1988년 선수협의 초기 모델을 만든 최동원, 선수협 초대 회장 송진우 등 여러 스타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 당시 사회적 시선은 노조(개인사업자들이 모인 선수협은 노조가 아니지만, 노조 역할을 지향한다)를 반사회적 단체로 봤다. 20년 전 선수협은 실체조차 인정받지 못했다. 선수협과 KBO의 논쟁은 2000년 2월 MBC '100분 토론'의 주제였다. 그때 선수협은 "우리의 실체를 인정해달라"고 읍소했고, KBO는 "선수협을 해체하고 훈련에 복귀하라"고 압박했다. 시청자와 야구팬, 심지어 야구 관계자가 보기에도 당시 선수협은 힘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세가 역전됐다. 높은 연봉과 인기를 누렸던 선배들은 '힘없는 후배들의 힘'이 됐다. 그들은 불이익을 감수하고 후배들의 권익을 위해 싸웠다. 당시 선수협은 대중으로부터 가장 큰 지지를 받는 노조였다. 그래서 힘이 있었다. 20년 뒤 이대호가 울먹이며 쏟아낸 말에는 지금 선수협이 무기력해진 이유가 다 들어있다. 그는 "솔직히 그 자리(선수협 회장)가 좋은 자리는 아닌 것 같다. 잘해도 좋아해 주지 않는 자리"라고 말했다. 2019년 3월 선수협 회장으로 선임된 그는 2년 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의를 밝혔다. 선수협 회장직은 2017년 이후 2년간 공석이었다.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았다. 결국 팀 별로 연봉 상위 3명을 후보로 내 이대호가 회장을 맡았다. 지금 선수협 논란은 회장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선수협 회장이 스타급 선수에게 '좋은 자리'는 아닐 것이다. 그들이 그리 생각하는 건 비밀도 아니지만, 그의 인터뷰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대호는 "2019년 3월 선수협 회장의 판공비를 증액하자는 건의가 나와 연 2400만원 판공비를 연 6000만원으로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를 포함한 일부 고참 선수들이 회장 판공비를 아예 1억원으로 올리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수협 사무국이 난색을 보여 무산됐다. 이를 두고 일부 매체에서는 이대호가 회장을 맡기 전 자신의 판공비를 '셀프 인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대호는 "누가 회장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 이익을 위해 스스로 판공비를 인상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선수협 회장이 공석일 때부터 많은 선수가 이대호를 차기 회장으로 강력하게 추천했다. 그가 해외리그를 경험한 베테랑인 데다, 4년 총액 150억원을 받는 초고액 연봉자이기 때문이다. KBO리그 최고의 스타이며, 강경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이기도 했다. 선후 관계를 따지면 "셀프 인상은 아니다"라는 이대호의 해명이 틀리지 않다. 다른 선수들과 함께 차기 회장의 복지 향상을 도운 '헬프 인상'으로 볼 수 있다. 이대호는 또 "후배들이 (선수협 회장을) 너무 안 하려고 하기에 조금이나마 (판공비를) 올리자고 제안했다. 난 고액 연봉을 받고 있으니 야구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더 들어서 (회장을) 해야 한다고 하면 맡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온당한가. 그의 인식은 젊은 선수, 상대적으로 저연봉 선수는 물론 야구팬에게 박탈감을 주고 있다. 선수협 창립 취지를 안다면, 고연봉을 받는 선수가 야구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20년 전 2000만원이었던 프로야구 선수 최저 연봉은 현재 3000만원이다. 초창기 선수협이 투쟁해 얻은 해외진출과 자유계약선수(FA) 자격 덕분에 고액 연봉자들은 당시보다 10배 이상의 돈을 더 받고 있다. 선수들의 권익은 계속 향상됐다. 초상권 등으로 인한 부가수입도 생겼다. 그럴수록 선수협은 힘을 잃었다. 주도 세력이 권리 위에 잠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KBO와 제도 개선안을 협상할 때 선수협은 FA 이적 시 보상안 완화와 고액연봉 감액조항 완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고연봉 선수의 편익을 위한 제안이었다. 오히려 KBO와 구단이 최저 연봉 인상, FA 연한 단축, FA 등급제 실시, 부상자명단 제도 신설 등의 복지 안을 내놓았다. 상당수 선수가 "도대체 선수협은 누굴 위해 일하느냐"는 불만을 터뜨렸다. 이대호는 기자회견에서 "판공비를 셀프 인상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대호의 형이자 에이전트인 이차호씨는 SNS에 "선수협회장 업무에 사비를 쓸 수는 없지 않나"라고 썼다. 그건 쟁점도 아니다. 사태의 본질은 사단법인인 선수협 업무에 왜 법인카드를 쓰지 않고, 급여 명목으로 현금을 지급했느냐는 것이다. 업무에 사비를 쓰라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2012년 박재홍 선수협회장 시절 법인카드로 집행된 판공비를 왜, 누구의 지시로 현금 지급한 건지 선수들은 궁금해 한다. 아울러 회장의 판공비를 급여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선수들과 팬들이 알아야 한다. 선수협에는 실무를 담당하며 급여를 받는 사무총장을 비롯한 상근 직원들이 있다. 이들의 급여와 판공비 마련을 위해 최저 연봉자들도 급여의 1%를 납부한다. 이게 매년 7억~8억원이다. 지난해 12월 이대호가 '마케팅 전문가'라고 추천한 김태현 사무총장은 월급 외에 판공비(월 250만원)를 지난 4월부터 현금으로 받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김태현 사무총장은 "내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사임했다. 이대호는 "(사무총장의 판공비 현금 수령을) 미리 알았다면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태에 대해 박재홍 전 선수협회장은 SBS 인터뷰에서 "선수협이 제 기능을 못 하는 거 같다.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른다. 그 부분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힘들었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선수협회장으로서 그는 이사회와 각종 미팅에 참석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개인계좌로 받았던 월 500만원(세전)은 급여이자 판공비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선수협의 회장과 사무총장이 '똑같이 판공비를 현금으로 수령하면서' 문제가 터졌다. 마케팅 전문가 사무총장과 실무를 열심히 챙겼다는 회장은 그저 "몰랐다"고만 한다. 이로 인해 이대호 개인뿐 아니라 선수협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선수협의 타락에 리그 관계자들과 팬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이대호가 이렇게 사임해선 안 된다. 그가 선수협 업무에 개인카드를 썼다면 지출 내용이 남아있을 것이다. 선수협은 판공비를 인상한 이사회 회의록과 판공비 사용 내용에 대해 내부 검토를 거쳐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꼭 그래야 한다. 이대호가 선수협 회장직의 어려움만 토로하고 물러난다면, 선수협은 구성원에 의해서 공중분해 될 수도 있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0.12.04 06:00
야구

엔트리 말소 '심리 장벽' 허문 부상자 명단 제도

휴식 부여에 심리적 장벽이 사라졌다. 처음 실시된 부상자 명단 제도가 변수가 많은 시즌을 운영하는 데 돌파구가 되고 있다. 키움 간판타자 박병호는 23일 잠실 LG전에서 멀티 홈런을 쳤다. 5월 23일 이후 한 달 만이다. 1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부진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선수는 사흘 동안 휴식을 취하며 심신을 달랜 점을 좋은 결과가 나온 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는 17일에 손목과 무릎 통증을 이유로 부상자명단(10일)에 올랐다가 사흘 만에 복귀했고, 3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KBO는 올 시즌부터 선수 보호를 위해 부상자명단을 신설했다. 10일, 15일, 30일 중 하나를 선택해 등재 신청이 가능하다. 한 선수당 최다 30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10일' 활용이 매우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각광 받는 수준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일단 반드시 해당 날짜를 채우지 않아도 되는 점이다.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가 되어도, 상태가 호전되면 언제든지 1군에 등록할 수 있다. 박병호가 좋은 사례다. 이전에는 부상을 당하면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열흘 이상 채운 뒤에야 재등록할 수 있었다. 현장은 "모든 선수가 통증을 안고 뛴다"고 입을 모은다. 큰 부상뿐 아니라 잔부상도 많다. 그 정도가 심해졌을 때는 2~3일 휴식이 보약이다. 그러나 예년까지는 열흘, 최대 8경기나 이탈하기 때문에 엔트리에서 말소해 휴식을 주기 어려웠다. 메이저리그는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면 일수를 채워야 한다. KBO 리그의 부상자명단 제도는 다르다. 한 선수는 "경기 후반에 교체돼서 휴식을 부여받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2~3일이면 효과적인 심신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엔트리 구성을 결정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부담이 없다. 실제로 열흘을 모두 채우고 복귀하는 선수가 거의 없다. 통상적인 부상이 아닌 경우에도 유용하게 활용됐다. 최근 NC 주전 포수 양의지는 이석증 증세를 보였다. 워낙 체력 부담이 크고 주자와의 충돌도 잦은 포지션이지만, 선수도 처음 겪는 증세였다. 지난 16일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엿새 만에 다시 돌아왔다. 복귀전인 23일 수원 KT전에서는 결승 홈런을 치며 활약했다. 양의지는 "빠른 조치로 치료를 잘 받은 덕분이다"고 했다. 근육통이나 뼈에 문제가 있으면 회복에 필요한 시간이 매뉴얼처럼 나와 있다. 그러나 생소한 증상이 있을 때도 있다. 이전이라면 엔트리 말소 여부를 두고 고민을 했겠지만, 올 시즌은 주저가 없다. 선수는 FA(프리에이전트) 자격 취득에 영향을 미치는 등록 일수 걱정도 없다. 선수당 주어진 부상자 명단 사용 기간(30일)은 엔트리에서 말소되어도 등록 일수를 인정받는다. 부상을 안고 애써 뛰면 자신과 팀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부담을 갖지 않고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감독은 열흘이라는 시간적 압박을 지우고, 백업 선수나 2군 선수의 기량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그동안 심리적 장벽이 있던 엔트리 말소라는 선택이 이전보다 자유로워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25 10:58
야구

5월 5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무엇이 달라졌나

5월 5일 개막하는 프로야구가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을 찾는다. KBO는 올시즌 더 재밌는 야구를 위해 다양한 규정과 규약을 손질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종 순위 1위 결정전 도입이다. 지난해까지는 승률이 같은 팀이 두 팀 이상일 경우 상대 전적 다승, 다득점, 전년도 성적순으로 순위를 결정했다. 하지만 1위가 두 팀일 경우 결정전을 치르기로 했다. 2019시즌에는 두산과 SK가 동률을 기록했으나, 상대전적에서 앞선 두산이 정규시즌 1위가 됐다. 작년과 같은 상황이 연출된다면 올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전날 단판승부로 한국시리즈 진출팀을 가린다. 1위가 3개 팀 이상일 경우에는 상대 전적 다승, 다득점, 전년도 성적순으로 결정한다. 지난해 외야수만 그라운드 내에서 사용이 가능했던 전력분석 참고용 페이퍼나 리스트밴드는 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활용이 가능해졌다. 더 다양한 시프트 등 수비 전술 확대가 기대된다. 다만 투수는 규정상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에서만 사용을 허가했다. 현역 선수 엔트리는 27명 등록, 25명 출장에서 1명씩 늘어난 28명 등록, 26명 출장으로 확대됐다. 선수 보호를 위한 부상자명단 제도도 도입됐다. 현역 등록 선수가 시즌 중 경기 또는 훈련 중 다칠 경우 한 시즌에 최대 30일까지 부상자 명단 등재가 가능하다. 이 기간 엔트리에서 말소되도 FA(자유계약선수) 산정을 위한 등록 일수가 인정된다. 외국인 선수의 단일 경기 출장 인원은 2명에서 3명으로 확대됐다. 단, 3명 전원 동일 포지션 등록은 안 된다. 포스트시즌에선 외국인투수 2명이 등판하는 장면을 볼 수도 있을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의 트레이드는 추가 등록 횟수(팀당 최대 2회)에 포함됐지만, 올해부터는 계약 해지 후 2회를 추가 등록하지 않은 경우 6월 30일까지 외국인 선수 간 양수도는 추가등록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7∼8월 일요일과 공휴일 경기는 오후 6시에서 5시로 한 시간 앞당겨졌다. 팬들의 귀가시간을 앞당기기 위해서다. 비디오판독 시간은 5분에서 3분으로 단축했다. 지난 시즌 논란이 됐던 3피트 라인 위반 수비 방해의 경우 기존 시행세칙을 폐지하고 공식 야구 규칙을 엄격히 적용해 타자 또는 주자가 수비하는 야수를 방해했는지 여부에 따라 심판진이 판단하기로 했다. 그동안 허용되지 않았던 신인 지명권 트레이드가 가능해졌다. 과거에는 허용됐지만 1990년대 후반 자금난에 시달리던 쌍방울이 지명권을 팔기 시작하면서 금지됐다. 구단은 다음 연도 지명권을 2명 이내로 선수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양도 가능하다. 지명권을 받은 팀은 해당 선수의 입단 후 1년 동안 양도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 규정도 적용된다. 지난해까지 9월 1일부터 적용됐던 확대엔트리(5명 추가)는 2연전이 시작되는 8월 18일로 앞당겨 시행된다. 더블헤더는 기존 정원 외에 1명의 추가 등록이 가능하다. 육성선수는 개막 다음 날인 5월 6일부터 바로 KBO 리그 등록이 가능하다. 정식경기 성립 전 우천 등으로 경기가 종료된 경우 노게임 후 더블헤더로 편성하지 않고 다음 날 서스펜디드 경기로 거행된다. 트레이드 마감일과 국내 선수 포스트시즌 출장 자격 시한은 7월 31일에서 8월 15일로, 외국인 선수 포스트시즌 출장 자격 시한은 8월 15일에서 9월 1일로 연장됐다. 무관중 개막으로 인해 야구장을 직접 찾기 어려워진 시청자들을 위해 경기 중 감독 인터뷰, 심판 및 주루 코치의 마이크 착용 등도 실시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5.02 09:11
야구

1위 결정전·지명권 트레이드·엔트리 확대, 2020시즌 달라진 KBO 리그

KBO 리그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전례 없는 정국 속에 한 달 이상 연기된 KBO 리그가 오는 5일부터 대장정에 돌입한다. KBO는 발생된 변수로 인해 리그의 경기력이 저하될 수 있는 상황을 주시했고, 문제점을 손질하고 흥미를 향상시킬 수 있는 규정과 규약을 마련했다. ▶ 전력 분석 참고용 페이퍼 및 리스트 밴드 사용 확대 지난해까지 전력 분석 참고용 페이퍼나 리스트밴드 활용은 외야수에 한정됐다. 2020시즌부터는 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활용이 가능해진다. 시프트 등 수비 전술 확대가 기대된다. 투수는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에서만 사용을 허가한다. 배터리와 타자의 수 싸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현장에서도 관심이 높다. ▶ 현역선수 엔트리 등록 확대·부상자명단 신설 현역선수 엔트리는 기존 27명 등록 25명 출장에서 1명씩 늘어난 28명 등록 26명 출장으로 확대됐다. 선수 보호를 위한 부상자명단 제도도 최초로 실시된다. 현역선수 등록 선수가 시즌 중 경기 또는 훈련 중 부상을 당할 경우 한 시즌에 최대 30일까지 부상자 명단 등재가 가능하다. 이 기간 동안 엔트리에서 말소되더라도 등록 일수는 인정된다. ▶ 외국인 선수 3명 출장 가능 외국인 선수의 단일 경기 출장 인원은 2명에서 3명으로 확대됐다. 전원 동일 포지션 등록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의 트레이드는 추가 등록 횟수(팀 당 최대 2회)에 포함 됐다. 올 시즌부터는 계약 해지 후 2회를 추가 등록하지않은 경우에는 6월 30일까지 외국인 선수 사이 양수도는 추가등록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 일요일 오후 5시 경기 시작∙비디오 판독 시간 단축 7∙8월 일요일과 공휴일 경기는 오후 6시에서 5시로 한 시간 앞당겨졌다. 비디오판독 시간은 5분에서 3분으로 단축했다. 지난 시즌 논란이 됐던 3피트 라인 위반 수비 방해는 기존 시행세칙을 폐지한다. 공식야구 규칙을 엄격히 적용해 타자 또는 주자가 수비하는 야수를 방해 했는지 여부에 따라 심판진이 판단하기로 했다. ▶ 신인선수 지명권 트레이드 활발한 전력 보강을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그동안 허용되지 않았던 신인 지명권 트레이드가 가능해졌다. 구단은 다음 연도 지명권을 선수(2명 이내)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다른 구단에 양도가 가능하다. 지명권을 받은 팀은 해당 선수의 입단 후 1년 동안 타 구단에 양도 할 수 없다. ▶ 최종 순위 1위 결정전 도입 지난해까지 1~5위에 승률이 같은 팀이 두 팀 이상일 경우 상대 전적 다승, 다득점, 전년도 성적순으로 순위를 결정했다. 올 시즌부터 승률이 가장 높은 1위가 두 팀이면, 결정전을 치르기로 했다. 경기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전 날 열린다. 만약 1위가 3개 팀 이상일 경우에는 상대전적 다승, 다득점, 전년도 성적순으로 1위를 가른다. ▶ 올 시즌에 한해 코로나19 특별 규정 적용 9월 1일부터 적용됐던 확대엔트리(33명)는 2연전이 시작되는 8월 18일로앞당겨 시행된다. 더블헤더가 진행되면 기존 정원 외에 1명의 추가 등록이 가능한다. 육성선수는 개막 다음 날인 5월 6일부터 바로 KBO 리그 등록이 가능하게 해 선수단 운영의 폭을 넓혔다. 정식경기 성립 전 우천 등으로 경기가 종료된 경우 노게임 뒤 더블헤더로 편성하지 않고 다음 날 서스펜디드 경기로 거행된다.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고려한 조처다. 트레이드 마감일과 국내선수의 포스트시즌 출장 자격 시한은 7월 31일에서 8월 15일, 외국인선수의 포스트시즌출장 자격 시한은 8월 15일에서 9월 1일로 연장됐다.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는 무관중 개막으로 야구장 직관이 어려워진 시청자들을 위해 경기 중 감독 인터뷰, 심판 및 주루코치의 마이크 착용 등 현장의 생생함을 전해 줄 수 있는 다양한 중계 콘텐츠도 도입했다. KBO와 10구단은 랜선 팬서비스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대응하며 개막을 준비하고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30 13:38
야구

KBO 리그, 4월 20일 이후로 연기…팀 간 연습경기는 검토

KBO 리그 개막이 4월 20일 이후로 연기됐다. 10구단의 경기력 저하를 막기 위해 그동안 금지됐던 구단 간 연습경기는 성사될 가능성이 생겼다. KBO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20년 제2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리그 개막에 윤곽이 드러났다. KBO는 "이사회는 KBO 리그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건강을 위한 정부 시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야구팬과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며 "정규시즌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KBO와 이사회는 그동안 사회적 분위기가 리그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기조는 이어졌다. 감염 확산세가 꺾였지만, 여전히 집단 감염이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 시기에 국민적 단합이 있다면 곧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BO와 10개 구단은 최근 정부가 권고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기간(4월 5일까지)을 적극적으로 준수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등 선수단과 구장을 안전하게 관리해 개막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동시에 10구단의 목소리도 반영됐다. 타 구단과의 연습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현재 예정된 학교 개학일(4월 6일) 이후 코로나19의 사회적 상황을 지켜본 뒤 4월 7일부터는 성사가 될 수 있다. KBO가 TV 생중계를 편성해 수개월 동안 KBO 리그를 즐기지 못한 야구팬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도록 할 계획도 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선수들이 컨디션을 맞추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고, 야구팬들을 위해서라도 관심을 이어갈 콘텐트가 필요하다"며 "연습경기라 해도 KBO가 일정을 짜기로 했다. 숙박 없이 당일 경기로 해결할 수 있는 스케줄로 배정할 것이고, 하루에 5경기가 다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급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팀들끼리 연습경기를 하게 될 것이다. 다만 수도권 인근 팀들에 비해 남부 지역 팀들은 이동 거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다. 연습경기도 최대한 균형 있게 할 수 있도록 일정을 잡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사회는 개막 이후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국가적 위기 상황에 KBO 리그가 국민에게 힘을 주고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사업 등을 검토해 추진하기로 했다. KBO 의무위원회를 신설한다. 의무위원회는 KBO 리그 관계자 간 야구 의학 정보 공유 및 선진화를 통해 리그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고, 선수들의 적절한 부상 치료 및 예방과 올해 처음 도입되는 부상자명단 제도의 효율적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 총장은 "의무위원회에는 각 구단의 팀 닥터들과 트레이닝 파트가 참여하게 된다. 새로운 재활 치료 방법이 있다면 공유도 하게 될 것"이라며 "권위 있는 전문의도 함께 참석해 해외에서 도입된 좋은 치료법 등도 제시할 예정이다. 10개 구단이 동시에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위원회가 된다"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3.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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